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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RYANG NONGHYUP

영농기술정보

일 자
2023-02-06 09:30:42.0
제목 : “장바구니 물가 폭등” 또 호들갑…산지는 ‘급락’ 걱정
제주·전남 등 겨울채소 주산지 
한파로 출하량 줄고 작업 지연
무·대파·양배추 값 일시적 강세
언론, 시세 급등에만 초점 보도
농가 “상품성 떨어져 걱정인데
소비 위축시켜 값 하락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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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에서 상인들이 제주산 양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제주·전남 등 겨울채소 주산지의 한파·폭설 피해로 겨울채소값이 일시적으로 급등했다.

최근 제주·전남 등 겨울채소 주산지의 한파·폭설 피해로 무·대파·양배추 등 겨울채소값이 일시적으로 오른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 폭등을 우려하는 보도가 쏟아져 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출하자들은 한파로 농산물이 망가져 소득 감소가 예상되는데 소비 침체로 가격마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산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보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는 20㎏ 상품 한상자당 평균 1만4379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2월(1만839원)보다는 32.6%, 평년 2월(9980원)보다는 44% 높은 값이다. 무값은 1월 하순까지 1만원대에 거래되며 평년 수준을 보였지만 이달 들어 시세가 급등해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대파도 1㎏ 상품 한망당 평균 1787원에 거래돼 지난해 2월(1284원)보다 39.1%, 평년 2월(1431원)보다는 24.8% 높은 값을 기록했다. 대파값도 1월 중순까지는 1400원대를 유지하며 평년과 비슷했지만 1월 하순부터 상승해 강세로 전환됐다.

반면 양배추값은 8㎏ 상품 한망당 평균 5212원을 기록해 지난해 2월(5268원)과는 비슷하고, 평년 2월(6063원)보다는 14% 낮은 값을 보였다. 양배추값은 1월말 9000원대까지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해 지난해 수준이다.

이처럼 겨울채소값이 급등했던 이유는 주산지인 제주·전남 지역의 출하량이 한파·폭설 피해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1월24∼28일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의 영하 지속 시간은 39∼59시간, 최저온도는 영하 5.4℃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겨울무와 양배추 상당수에서 언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은 “겨울무 전체 면적의 약 30%가 출하됐는데 남은 면적 상당수에서 언피해가 발생해 출하가 중단됐다”며 “저온저장고에 있던 일부 물량만 출하돼 시세가 급등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도 “양배추가 추위에 강하다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인 한파가 지속돼 언피해를 봤고 폭설로 출하작업까지 지연돼 출하량이 급감했다”며 “다만 현재 서서히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대파도 한파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에서 대파를 취급하는 산지유통인 정홍진 제일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진도·신안 등 주산지에서 한파 영향으로 출하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겨울채소값 강세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양배추값은 출하량이 늘며 이미 평년 수준 아래로 떨어졌고 무·대파도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경태 대아청과 영업2팀장은 “언피해로 상품성이 훼손된 무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품위가 떨어진 무가 출하되면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파도 기온이 오르고 출하량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면 소비부진 영향으로 하향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파·폭설 피해로 겨울채소값이 일시적으로 오른 상황임에도 언론이 ‘채소값 폭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우려된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내자 출하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설 이후 “한파에 한번, 채소값에 두번…손 떨리는 장보기” “설 명절 이후에도 일부 채소값 고공행진” 등의 기사를 양산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출하자들은 한파·폭설로 농산물이 망가져 소득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데 물가가 폭등했다는 기사를 쏟아내면 소비심리까지 위축될 것”이라며 “이같은 보도는 소비 위축에 따른 경락값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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